뉴타입클럽 (Neutype.Club)

고장난 게 아니다

10살 때 선생님이 말했다. "넌 왜 집중을 못하니?" 그 말이 30년 갔다. 집중을 못 하는 건 내 잘못이라고 배웠다. 노력이 부족하다고 배웠다.

20살 때는 더 노력했다. 아침 일찍 일어났다. 루틴을 만들었다. 플래너를 샀다. 3주 가다가 무너졌다. "나는 노력이 부족하구나."

30살 때는 체념했다. "나는 원래 이래." 더 이상 고치려고 하지 않았다. 대신 숨겼다. 정상인 척했다. 마스킹이라고 부르는 것. 8시간 일하고 16시간 회복했다. 3개월마다 번아웃이 왔다. 몸이 말했다. "이건 아니야." 무시했다. 또 마스킹했다.

어느 날 깨달았다. 문제는 내가 아니었다. 시스템이었다.

자전거와 오토바이

세상의 모든 생산성 조언은 자전거를 위해 쓰였다. 페달을 밟아라. 꾸준히. 일정하게. 매일 같은 리듬으로. 자전거에게는 완벽한 조언이다.

문제는 당신이 오토바이처럼 작동한다는 것이다. 오토바이에게 "페달을 밟아라"는 고문이다. 엔진이 있는데 다리 힘으로 가라고 한다. 안 된다. 될 리가 없다. 오토바이는 고장 난 자전거가 아니다. 다른 시스템이다.

학교는 8시에 시작한다. 회사는 9시에 출근한다. 회의는 1시간 동안 앉아 있어야 한다. 보고서는 순서대로 읽어야 한다. 이걸 올드타입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선형적으로 작동하는 사람들을 위한 시스템. A에서 B로, B에서 C로. 꾸준히. 예측 가능하게.

올드타입 시스템에서 잘 사는 사람들이 있다. 아침 6시에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루틴이 편하다. 한 가지씩 순서대로 하는 게 효율적이다. 좋다. 그들에게 이 시스템은 완벽하다. 문제는 모두가 이렇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패턴이라는 증거

뇌가 다른지는 모른다. 과학자들이 논쟁 중이다. 우리는 거기 끼어들 생각이 없다. 우리가 아는 건 패턴이다. 30년 동안 반복된 것들.

아침이 안 된다. 알람 3개를 맞춰도 못 일어난다. 10년 동안 그랬다. 그런데 밤 11시부터는 머리가 맑아진다. 새벽 3시까지 일할 수 있다. 피곤하지 않다. 오히려 선명하다.

루틴이 안 된다. 21일 습관 만들기? 3일이 한계다. 그런데 마감 3일 전에는 10시간을 쉬지 않고 일한다. 밥도 안 먹는다. 화장실도 안 간다. 누가 불러도 못 듣는다. 끝나면 탈진한다.

한 가지에 집중이 안 된다. 회의 시간에 창밖 새를 센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에는 빠져서 못 나온다. 8시간이 10분처럼 지나간다. 나중에 보면 해가 져 있다.

진단서가 증명하는 게 아니다. 삶이 증명한다. 30년 동안 아침이 안 됐다면 뉴타입이다. 루틴이 평생 실패했다면 뉴타입이다. 종이가 아니라 경험이 말해준다.

번역의 필요성

올드타입 조언은 뉴타입에게 번역 없이 전달된다. "매일 아침 30분 운동하세요."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을 정하세요." "장기 목표를 세우고 단계별로 실행하세요."

뉴타입이 이걸 따라 하면 3일 만에 무너진다. 그리고 자책한다. "나는 왜 이것도 못 하지." 조언이 틀린 건데 자기가 틀렸다고 생각한다. 30년 동안 그랬다.

번역이 필요하다. "매일 아침 30분 운동하세요"는 "도파민이 바닥일 때 10분 움직여라"로 번역된다. 매일이 아니다. 필요할 때다.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을 정하세요"는 "빠져들 가치가 있는 프로젝트를 하나 설계하라"로 번역된다. 끊는 게 아니다. 대체하는 것이다.

관리자는 당신을 고치려 한다. "더 간결하게", "요점부터", "한 번에 하나만". 당신 사고방식이 문제라고 본다. 번역자는 사고를 그대로 두고 출력만 바꾼다. 3D 지도를 2D로 펼치되 원본은 보존한다. 차이가 치명적이다. 압축은 가치를 파괴한다. 번역은 가치를 전달한다.

neutype.club은 번역자다.

노력의 오해

"그러면 노력 안 해도 되나요?"라고 묻는다면 가짜다. 노력해야 한다. 어쩌면 더 많이.

올드타입은 아침 6시에 일어나는 노력을 한다. 뉴타입은 초집중 조건을 찾는 노력을 한다. 올드타입은 플래너를 쓰는 노력을 한다. 뉴타입은 도파민 트리거를 설계하는 노력을 한다. 노력의 양은 비슷하다. 방향이 다를 뿐이다.

올드타입 방향으로 100을 노력하면 번아웃이 온다. 뉴타입 방향으로 100을 노력하면 결과가 나온다. 힘들이는 양은 같다. 방향이 결과를 바꾼다.

"나는 뉴타입이라서 노력 안 해도 돼"라고 말하는 사람은 핑계를 찾는 것이다. 진짜는 이렇게 말한다. "미친 듯이 노력한다. 다만 내 방식으로."

성실성도 중요하다. 열정도 중요하다. 없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 뉴타입이든 올드타입이든. 차이는 성실성의 분포다. 올드타입은 매일 조금씩 분산한다. 뉴타입은 집중된 시간에 몰아서 쏟는다. 총량은 비슷하다.

번아웃이라는 나침반

번아웃이 3개월마다 온다면 3개월마다 몸이 말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안 맞아. 다른 방법을 찾아." 올드타입은 이 신호를 안 받는다. 시스템이 맞으니까. 뉴타입은 계속 받는다. 시스템이 안 맞으니까.

번아웃은 증상이 아니다. 신호다. 방향이 틀렸다고 알려준다. 쉬어도 해결이 안 된다. 2주 휴가로는 안 된다. 복귀하면 또 온다.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번아웃이 반복된다는 건 좋은 신호다. 몸이 정직하다는 뜻이다. 올드타입 시스템에 적응 못 한다는 뜻이다. 적응하면 안 된다. 적응하는 순간 뉴타입이 죽는다. 번아웃은 뉴타입을 지키는 방어막이다.

가짜와 진짜

2023년부터 ADHD가 트렌드가 됐다. "나도 가끔 집중이 안 돼요. ADHD인가 봐요." 아니다. 가끔 집중 안 되는 건 인간이다. 매일 집중 안 되는 게 뉴타입이다.

올드타입이 뉴타입 행세를 한다. 왜? 멋있어 보이니까. 다르게 보이니까. 하지만 진짜 보랏빛 소는 갈색이 되고 싶어했다. 30년 동안 페인트를 칠했다. 안 됐다. 보랏빛이 계속 튀어나왔다.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는 질문이 하나 있다. "당신은 얼마나 노력하나요?" 가짜는 "저는 뉴타입이라서 노력 안 해요"라고 답한다. 진짜는 "미친 듯이 노력해요. 다만 제 방식으로요"라고 답한다.

배타성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올드타입이 뉴타입 공간에 들어오면 공간이 오염된다. 올드타입 조언이 나온다. "습관 들여요", "루틴 만들어요". 뉴타입이 듣는다. 또 서러워진다. "나는 왜 안 되지." 30년 동안 들었던 말. 뉴타입 공간에서까지 들으면 안 된다.

왼손잡이가 70년 걸렸다

1950년대 미국 학교에서는 왼손으로 글씨 쓰는 아이에게 오른손을 쓰라고 강요했다. 왼손잡이는 교정해야 할 대상이었다. 지금은 아무도 그러지 않는다. 왼손잡이는 인구의 약 10%다. 소수지만 결함이 아니다. 다른 뇌 배선일 뿐이다. 인식이 바뀌는 데 70년이 걸렸다.

우리도 같은 전환점을 지나고 있다.

야구 스카우트들은 왼손 투수를 찾아다닌다. 사우스포라고 부른다. 희귀하다. 희귀하다는 건 가치 있다는 뜻이다. 대부분 타자가 오른손 투수에 익숙하다. 하지만 왼손 투수는 다르다. 공이 다른 각도로 온다. 타이밍이 안 맞는다. 같은 구속이어도 다르게 보인다.

우리도 비슷하다. 올드타입이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예측 못 한다. 대응 못 한다. 다른 각도가 우리 무기다.

neutype.club

우리는 진단하지 않는다. 당신이 뉴타입인지 아닌지 판정하지 않는다. 그건 당신만 안다. 30년의 경험이 말해준다.

우리는 시스템을 설계한다. 특정 패턴을 가진 사람에게 무엇이 작동하는지 연구한다. 올드타입 조언을 번역한다. 대안을 제시한다. 작동하면 쓰고, 안 되면 버린다. 실용만 남긴다.

왜 이런 패턴이 존재하는지는 모른다. 과학자들이 알아낼 것이다. 우리는 기다리지 않는다. 패턴이 있으면 그걸로 시스템을 만든다.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것을.

"고장이 아니라 다른 시스템이다"는 위로가 아니다. 사실이다. 자전거가 고장 난 오토바이가 아니듯이, 오토바이도 고장 난 자전거가 아니다. 다른 시스템이다. 다른 매뉴얼이 필요하다.

neu

neutype은 철자가 틀렸다. 의도적으로. new가 아니라 neu다. 독일어 neue에서 빌려왔다. 새롭다는 뜻이다. 동시에 neural을 연상시킨다. 신경, 뉴런, 신경다양성.

하지만 진짜 이유는 다르다. 우리는 영어 맞춤법을 따르지 않는다. 이름부터 올드타입 규칙을 거부한다. 철자 하나가 전체를 설명한다. "우리는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

30년 동안 틀렸다고 배웠다. 이제 진실을 말한다.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 철자도 다르고 리듬도 다르고 규칙도 다를 뿐이다.

세상이 바뀌었다. 평범이 위험하고 다름이 기회다. 표준화 공장이 무너진다. 개성의 시장이 열린다. 우리는 평생 잘못된 시대에 태어났다고 생각했다. 틀렸다. 정확히 맞는 시대에 태어났다.

올드타입 시스템에서 30년을 버텼다면 당신은 이미 충분히 노력했다. 부족한 게 아니었다. 방향이 안 맞았을 뿐이다. 이제 방향을 바꿀 시간이다. 오토바이 매뉴얼. 그게 neutype.club이다.